오늘의 문장

글을 쓴다는 것 (2020년 8월 6일)

divicom 2020. 8. 6. 18:11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 있던 작은 노트를 펼치니

지난 4월 29일에 적어둔 문장이 보입니다.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집

<풀잎 (Leaves of Grass)>의 서문에 있는 문장입니다.

 

“... 위대한 시인에겐 사소하거나 시시한 것이 없다.

하찮아 보이던 것도 그가 숨을 불어넣으면

우주의 장엄함과 생명력으로 팽창하리니...

 

...The greatest poet hardly knows pettiness

or triviality. If he breathes into any thing that

was before thought small it dilates with the

grandeur and life of the universe...”

 

꼭 ‘위대한 시인’이 아니어도

글을 쓴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에 숨을 불어넣는 일일 겁니다.

 

밤새 폭우를 퍼붓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하늘,

엄청난 물 폭탄을 맞고도 해사한 도라지꽃,

하염없이 흐르는 땀과 그 땀을 닦아주는 손수건,

긴 장마로 인해 단맛은 잃었으나

이름은 잃지 않은 복숭아, 수박, 포도...

그 크고 작은 알마다 깃든 햇살, 비, 한숨...

 

글을 쓴다는 것은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것,

즉 사랑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