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오래 못 본 친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괜찮으냐?”고 물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주검으로 발견됐으니
얼마나 충격이 크냐고.
그를 처음 만난 건 제가 미국대사관 문화과 전문위원일 때였습니다.
1999년 5월부터 2003년 8월까지 근무했으니 그 4년 3개월 중 하루였겠지요.
그는 그때 참여연대를 이끌며 아름다운재단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시민단체를 담당하던 저는 시민단체 대표 여럿을 만났는데
그 중 그가 가장 비정치적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서울시장에
출마했을 때는 ‘원순탐구생활’을 써서 지지했습니다.
그를 찾아온 때 이른 죽음... 운명이겠지만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왜 상대적으로 나은 사람들이 먼저 죽어야 하는지...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다시는 박원순 시장만한 시장을 갖지 못할
서울시민의 불운도 애도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박원순 시장과 그 가족을 위로해주소서.
*아래는 조금 전 서울경제 인터넷판에서 본 박 시장의 유서입니다.
이 블로그에는 박 시장이 자신의 저서에 미리 써두었던 세 장의 유서도 있습니다.서둘러 가느라 짧게 쓴 어제의 유서를 보며 다시 그가 미리 써둔 유서를 읽습니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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