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경향신문에서 오세철 교수님의 '내 인생의 책'을 처음 접하니 제일 먼저 지난 2015년 여름 돌아가신
마르크스 경제학자 김수행 교수님이 생각났습니다. 김 교수님은 1942년 생이고 오 교수님은 1943년 생이니
동시대에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시며 교류도 많으셨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래 연재 글을 읽고
두 분이 함께 사회실천연구소를 세워 마르크스주의의 실천을 도모하셨음을 알았습니다.
김 교수님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이 연구소는 연구단체를 넘어서는 '혁명 주체'임을 증명하고 싶으시다는
오 교수님의 염원이 꼭 이루어지길 빕니다.
[오세철의 내 인생의 책]④실천 - 사회실천연구소
오세철 코뮤니스트 활동가·연세대 명예교수
마르크스주의 가능성
정년을 5년 남겨두고 34년 동안 봉직한 대학을 떠났다.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실천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었다. 당시 마르크스 연구자들은 사회과학의 분과학문에 갇혔고, 역사학을 포함해 더 넓은 인문학의 지평과 만나지 못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실천적 연구자들과 함께 2006년 설립한 연구소가 사회실천연구소다. 분과학문의 벽을 넘어서는 마르크스 종합연구소를 이루고 싶었다. 사상 이론 연구와 실천 운동을 목표로 했다. 역사학자 최규진과 경제학자 김수행 같은 이론가들뿐만 아니라 여러 실천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그 실천을 위한 잡지가 ‘실천’이다. 주로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논문과 글들을 실었다. 서구 좌파의 문헌을 번역해 게재했다. ‘마르크스에게 길을 묻다’ ‘마르크스주의와 실천’ ‘21세기 사회주의 비판’ ‘계급과 젠더와 인종’ ‘성정치’ ‘지구화와 민족주의’ ‘새로운 사회운동’ 같은 주제의 글을 실으면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문제를 환기하고, 마르크스주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마르크스 종합연구소로 가는 길은 멀고 힘들었다. ‘실천’도 2011년 11월호(통권 60호)를 내고 중단됐다. 당시 제 몫을 할 만큼 하고 끝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7년이 흐른 뒤인 2018년 여러 동지들과 함께 복간해 3호(2019년 11월)까지 냈다.
사회실천연구소와 ‘실천’의 활동은 마르크스주의 대학(원) 설립과도 이어진다. 10여년 전 김수행 등과 함께 연구자와 노동자들이 공부하고 실천하는 대학(원)의 구상을 밝힌 적이 있다. 이 ‘연구소’와 ‘대학’은 연구단체를 넘어선 혁명주체라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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