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2019년 8월 11일)

divicom 2019. 8. 11. 21:37

몸 속에서 죽을 병이 자라는 건 몰라도 손톱 밑의 가시가 쑤시는 건 아는 게

인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더 중대한 문제라도 보이지 않으면

모르거나 모르쇠하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겠지요. 

어리석음은 식욕, 성욕 등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현대인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징표 하나는 원자력발전입니다.

발전소를 폐쇄할 능력도 없으면서 발전소를 짓는가 하면

방사능 오염수 처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명의 시원인 바다에 그 오염수를 방류할 궁리를 하니

21세기의 인간은 우화 속 '황금뇌를 가진 사나이'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계획에 관한 경향신문 사설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반인류 범죄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이 후쿠시마 1원자력 발전소에 쌓아둔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 100여만t을 바다에 방류하려 한다”며 “아베 내각이 저지르려는 환경 재앙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되면 피해는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국 전체로 확대된다. 일본과 가까운 우리나라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은 뻔한 일이다. 매우 우려스럽다.

지난 1월 그린피스 일본사무소가 낸 보고서는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증명한다. 보고서를 보면,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NRA)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기술을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바다로 방류할 때 34억엔(3200만달러)이 들고 7년4개월이 걸리는데 이것이 가장 싸고 빠른 방법이다”라는 NRA의 2016년 결론도 공개했다. NRA는 20억~1800억달러가 드는 적정 처리방안은 무시했다고 한다. 일본은 여러 차례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렸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던 나라다. 그런 국가가 반성은커녕 돈 때문에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려 한다니, 일본의 아베 내각은 제정신인가.

일본이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강행할 경우 그 피해는 예측조차 어렵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8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 산림지역 방사능 수치는 기준치의 8~13배이고 주변에 사는 0~18세 아동·청소년의 갑상샘암 발병률도 일본 국가 평균의 수백배에 이른다고 한다. 방사능 오염 해소에 100년이 걸린다는 일본 시민단체의 분석도 있다. 사고 발생 4년 뒤 동해에서 방사성물질 세슘의 농도도 크게 오른 것은 그 피해가 한국에 직접적임을 의미한다.

일본은 2021년 이후로는 저장탱크를 증설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강행하더라도 국제해양투기방지협약에 따라 육상에서의 오염수 방출은 막지 못한다. 방사능 오염수는 지금도 매일 170t씩 늘어나고 있다. 피해를 막을 방법은 그린피스가 제시한 ‘강철 탱크에 오염수를 보관하고, 처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뿐이다. 아베 내각은 “(타조처럼) 모래 더미에 얼굴만 처박고 있는다고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의 우려를 새겨들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국제사회를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것만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전 세계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던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8092031015&code=990101#csidxc4ddd466e7e7d059d6b35ecc13fa1c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