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는 김밥 나라입니다.
'헬조선'이지만 전국에 '김밥천국'이 있고 동네마다 골목마다 김밥집이 있습니다.
연희동에는 '연희김밥'이 있는데 제 입에는 짠 이 집 김밥이 맛있다고
줄 서서 사는 사람들이 흔합니다.
우리 동네에도 '연희김밥'이 생겼는데 김밥 맛이 본점과 비슷해서 줄 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장사가 잘 되어서인지 김밥집 주인이 맞은편 골목 안에 '꼬마 연희김밥'이라는 이름의 분식집을
열었습니다. 손님은 전자 주문판에서 먹을 음식을 주문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라면 같은 것을 주문하면 편의점에서처럼 주문한 사람이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조리해서
들고 가 앉아 먹습니다.
이 분식집에는 한 번 가보고 가지 않습니다.
첫째는 주인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고(손님보다 사업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둘째는 전자 주문이 귀찮고(도중에 뭔가를 더 먹고 싶거나 마음이 바뀌어 다른 것을 먹으려면
또 입구로 나가 전자 주문을 해야 합니다.)
셋째는 손님들이 뜨거운 음식을 어설프게 들고 다니는 게 영 불안하고,
넷째는 전자 주문으로 인해 일자리가 더 줄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자유칼럼이 보내준 김수종 선배의 글을 읽으니 선배님도 저처럼 전자 주문 식당에 가셨었나 봅니다.
전자 주문은 어쩌면 서비스산업의 필연적 변화이겠지만 저는 이 변화가 싫습니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정...
전자 주문은 이런 것을 모두 무시하는데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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