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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초등학교: 신입생 모두 '다문화' 학생(2018년 10월 2일)

divicom 2018. 10. 2. 07:31

가끔 인터넷에서 접한 소식 때문에 놀랄 때가 있습니다.

조금 전에 본 동아일보 기사도 놀라웠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동초등학교의 신입생은 72명인데 전원이 '다문화' 학생이라는 겁니다.


첫 번째 놀라운 점은 신입생이 겨우 72명이라는 것이고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한 반이 그쯤 되었으니까요--

둘째로 놀라운 건 모두가 '다문화' 학생이라는 사실입니다.


외국 노동자와 난민을 받지 말자며 

피부색과 외모가 다른 사람들을 백안시하는 '한국인들'이 있지만

한국도 미국처럼 '다인종'국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인종' 국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이동인구가 많은 21세기 초입의 특징입니다.

'한국인'은 더 이상 '단일민족'도 아니고 '백의민족'도 아닙니다.

생긴 게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것은 본래 옳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


대동초등학교의 신입생 전원이 '다문화'학생이 된 건

우리 사회의 차별과 관계가 있을 겁니다.

어느 곳에서도 차별하지 않는다면 굳이 그 학교로 갈 일이

없을 테니까요. 다른 곳에서는 차별하지만 그곳에는 워낙 비슷한 처지의

어린이들이 많아 차별당하지 않으니 그곳으로 가겠지요. 


저는 우선 정부와 언론기관, 사회단체들이 '다문화'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문화'라는 말을 쓰지 않아야 아이들이 '쟤는 다문화야'라며 친구를 차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어느 곳에서 왔든, 어떤 부모를 가졌든, 이 나라에서 이 나라 언어와 관습을 배우며 자라면

한국인입니다. 여러 가지 재료가 섞여 맛있는 비빔밥처럼 다양한 '한국인'들이 한국을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니다. 


다른 곳에서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갖지 못한 점을 가진 어린이들, 

그 점이 외모의 특징이든 사고의 자유로움이든 특정한 언어 구사 능력이든,

그 모든 요소는 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문화'라는 편견 섞인 단어를 없애고 각 학교의 상황에 맞는 교육을 실천해,

'각기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게 하는 게 이 시대에 어울리는 태도이겠지요.

아래는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서울 초교 첫 全신입생 다문화학생

입력 2018.10.02. 03:00대림동 대동초등교 올 1학년 72명
"다문화 명문교" 中동포 자녀 몰려.. 한국 학부모들은 "역차별" 입학 꺼려

“다오워순쉬러(到我順序了·내 차례야)!”

1일 서울 영등포구 대동초등학교 앞 놀이터. 성모 양(10)이 함께 딱지를 치던 김모 군(7)을 향해 외쳤다. 대동초에 재학 중인 두 아이는 중국동포 부모들을 따라 중국에서 건너왔다. 대동초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장모 씨(62·여)는 “동네 아이들 중 90%는 중국어를 쓴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대동초는 올해 신입생 72명 전원이 다문화 학생이다. 서울에서는 첫 사례다. 대동초는 지난해 기준 전교생 487명 중 304명(62.4%)이 다문화 학생일 정도로 원래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입학생 73명 중 50.7%인 37명이었던 다문화 학생이 1년 만에 100%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중국동포들의 대동초 선호와 한국 학부모들의 대동초 기피가 맞물리며 일어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대동초는 중국동포들 사이에 소위 ‘명문학교’로 알려졌다. 중국 학생이 많아 적응하기 쉽고 이들을 위한 수업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동초는 ‘다문화 예비학교’로 지정돼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특별학급’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정규 교과과정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는 중도 입국 아이들이 교사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한국에서는 덥다고 해서 웃통을 벗으면 안 된다’와 같이 문화적인 차이도 교사들이 가르쳐야 한다. 교사들은 “매일이 입학식 날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한다.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는 지원 정책의 초점이 다문화에 맞춰져 상대적으로 한국 학생이 역차별을 느끼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국 학생들이 다문화 학생이 적은 학교로 전학 가는 경우도 많다.

중국동포가 많은 서울 영등포·구로·금천구의 일부 초등학교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동초와 비슷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른 학교에서 하지 않는 업무도 많고 부담이 커 교사들이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 근무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문화 학생의 쏠림 현상으로 이들 학교가 다문화 격리구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지난해 영등포·구로·금천구를 묶어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추진했다. 다문화 학생이 많은 특징을 살려 제2외국어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업은 ‘특권 교육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장인실 경인교대 교수는 “특성을 무시한 채 모든 아이가 똑같은 교육을 받도록 한 현재 교육체계는 다문화 사회에 맞지 않는다”며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들이 학교 특성에 맞춰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에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https://news.v.daum.net/v/20181002030030701?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