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플라스틱 먹는 효소(2018년 4월 17일)

divicom 2018. 4. 17. 20:08

가능하면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장바구니를 갖고 다니고 비닐봉지를 재활용하다가

'뭘 그렇게 좀스럽게 구느냐?'는 핀잔을 듣곤 합니다. 바로 그들, 플라스틱 사용에 대범한 사람들 때문에

산, 강, 바다... 지구의 오염이 심해지겠지요.


조금 전 연합뉴스를 보니 영국의 과학자들이 플라스틱을 먹는 변종효소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정말 이 효소 덕에 지구를 오염시킨 플라스틱 쓰레기가 줄어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학의 힘에 박수를 보내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그 힘이 다른 방향으로 쓰일 땐 인류가 절멸할 수도 있다는 생각...


이 효소를 이용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려면 비싼 값을 치러야 할 테니 

부유한 나라들은 효소를 사서 씀으로써 환경을 개선시키고

가난한 나라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쓰레기 몸살을 앓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나라도 지구촌도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걸까요? 


아래는 연합뉴스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제목과 본문 서두에는 과학자들이 이 변종 효소를 '발견'했다고 쓰여 있지만,

이 기사가 인용한 가디언(The Guardian)지 기사의 제목과 본문에는 

과학자들이 '우연히 플라스틱병을 먹는 변종 효소를 만들어냈다

(Scientists accidentally create mutant enzyme that eats plastic bottles)'고 되어 있습니다.


플라스틱 먹는 변종효소 발견.."환경오염 획기적 해결 기대"

며칠만에 플라스틱 분해 시작..기존 재활용 시스템보다 훨씬 뛰어나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지구촌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말끔하게 처리할 '구원투수'가 등장해 화제다. 이른바 '플라스틱 먹는 효소'다.

최근 과학자들이 발견한 이 변종 효소는 인간에게 큰 골칫덩이인 플라스틱을 마구 먹어 치운다.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이상까지 걸리지만 이 효소는 단 며칠 만에 분해 작업을 시작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은 16일(현재시간) 영국 포츠머스대 존 맥기헌 교수가 이끄는 국제과학연구팀의 이 같은 성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우연히 이 같은 획기적인 효소를 만들어냈다.

애초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는 2016년 일본에서 발견됐다. 해안도시 사카이에 쌓인 플라스틱병 침전물에서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그간 이 박테리아의 자세한 구조나 작동 원리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에 맥기헌 연구팀은 일본 박테리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자극을 가했다. 태양 빛보다 100억배 강한 엑스레이 빛을 쏴서 원자 등을 연구하려 했다.

그런 식으로 박테리아의 구조를 확인하고 관련 실험을 진행하다가 우연히 페트(PET)병을 먹는 능력을 갖춘 효소를 만들어낸 것이다. 플라스틱 분해에 최적화된 효소가 탄생한 것이다.

변종 효소는 불과 며칠이면 플라스틱 분해를 시작했다. 분해된 물질은 고스란히 재활용에 사용될 수 있었다.

분해 결과 자체도 기존 재활용 시스템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더라도 불투명 섬유 등으로밖에 쓸 수 없는데 이 효소를 활용하면 원제품과 거의 똑같은 투명한 플라스틱을 다시 만들 수 있다.

맥기헌 교수는 "이 효소가 플라스틱 제품을 원래 구성 요소들로 되돌려놓는 데 쓰이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진정한 플라스틱 재활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석유 개발에 나서지 않아도 되며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효소가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되려면 생산 비용이 크게 낮아져야 한다. 산업용으로 쓰일 만큼 생산 규모도 늘어나고 분해 능력도 더 나아져야 하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연구진은 장차 효소의 플라스틱 분해 속도를 훨씬 더 높이면서 대량 생산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맥기헌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현재 지구의 바다는 쏟아져 들어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과학청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에 누적된 플라스틱 규모는 2015년 5천만t에서 2025년 1억5천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해양 쓰레기의 70% 이상이 플라스틱이라 이를 섭취한 해양 생물이 다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장균 같은 박테리아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늘어날 수 있고, 인간도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조개류를 먹고 감염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