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이명박, 박근혜, 자유한국당(2018년 3월 24일)

divicom 2018. 3. 24. 09:58

정치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알아야 투표권을 행사할 때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거라는 의무감에서 

정치뉴스를 보는데, 이게 얼마나 괴로운지 모릅니다. 사람 같은 사람이 나와 말 같은 말을 할 때는 볼 만하지만,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 나와 말 같지 않은 말을 할 때면 투명인간이 되어 그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은 모두 자극인데, 좋은 자극을 받으면 제 안의 좋은 것이 나오지만 

나쁜 자극을 받으면 제 안의 나쁜 것이 나옵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일종의 자연스런 법칙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자유한국당은 아주 나쁜 자극입니다. 

홍준표 씨, 김성태 씨-- 그래도 '씨'자를 붙이는 게 예의이겠지요--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저 사람들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사람들의 모임에 '자유'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니 

단어에게 감정이 있다면 '자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유한국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두고 '정치 보복'이라고 떠들 때는 뉴스 보기를 포기합니다.

채널을 돌리다 보면, 제게 마술적 힘이 있어서 

헛소리하는 입은 아예 열리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경향신문 사설에 이 이상한 당에 관한 얘기가 실렸기에 아래에 옮겨둡니다. 



[사설]구속된 두 전직 대통령을 배출한 한국당의 자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구치소에 동시 수감되기는 1995년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23년 만이다. 반복되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우리 헌정사의 불행이다. 그렇다고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이 전 대통령 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보면 “돈이 일종의 신앙, 병적이었다”(정두언 전 의원)는 폭로가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개신교 장로인 그는 스님에게 3억원을 받아 챙기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과 전 국회의원, 기업 등으로부터 33억원 이상의 뇌물을 받았다. 하나하나가 충격적이다. 범죄 사실만 뇌물수수, 횡령, 배임 등 10가지가 넘는다. 전직 대통령이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건 불행이지만, 이런 범죄자를 한때나마 국가 최고지도자로 둔 것은 더 큰 불행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정당이자 공동 책임자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을 사유화해서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과 법률을 훼손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구형받고 내달 6일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려왔다. 두 사람에 대한 단죄는 법과 원칙에 따른 당연한 심판이다. 어디에도 음습한 정치보복이나 정략적 판단이 담길 여지가 없다. 두 사람을 배출한 정당과 정치세력은 당연히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과 역사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다.

그런데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 청산의 미명 아래 정치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은 보지 않을까”라고 반발했다. 참으로 뻔뻔하고 파렴치한 태도다. 위기 때마다 ‘정치보복’ 운운하며 발뺌하는 행태는 이제 진저리가 난다. 더구나 홍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BBK 연루 의혹을 앞장서 막아 준 장본인이다. 도대체 뭐가 더 나와야 순순히 잘못을 인정할 것인가.

한국당은 당명을 바꾼 지 1년1개월이 넘도록 바뀐 것이 거의 없다. 환골탈태는 말뿐, 구태의연한 체질과 수구적 태도는 그대로다. 아직도 세상이 변한 줄 모르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털끝만 한 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사죄하고 시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이다. 부끄럽고 참담한 고통을 겪는 것은 왜 항상 시민의 몫인가.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3232112025&code=990101#csidxc9e0150fe9926d1b7b33a05c7eac9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