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배우 김민희 씨의 문화훈장(2017년 3월 16일)

divicom 2017. 3. 16. 22:40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마마!'를 부르짖으며 우는 사람들을 보면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19세기로 간 것 같습니다. 그러다 그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무시무시한 표현으로 헌법재판관들을 

욕할 때면 20세기 중반 쯤에 있는 것 같고, 만나본 적 없는 서북청년단의 태도가 그들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조금 전 MBN 인터넷 페이지에서 또 하나 이 나라가 후진국임을 알려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지난달 19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배우 김민희 씨가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 때문에 문화훈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김민희 씨는 당시 수상소감에서 홍 감독과의 사랑을 밝혔고 이번 주엔 그 영화의 국내 시사회에서 다시 홍 감독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MBN은 2007년에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주주연상을 받았던 전도연씨는 '곧바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지만,

김민희 씨는 '유부남과의 사랑 때문인지' 아직 훈장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인'인데 '그런 짓'을 했으니 훈장을 주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고, 개인적인 일과 공적 성취에 대한 평가는 

분리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씨가 '불륜'을 저질렀으니 훈장을 주면 안 된다는 사람들... 

그들을 보며 '마마!'를 부르짖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이상할까요? 그 두 그룹에겐 시대착오적이며 공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적인 감정과 공적인 처사를 구별할 줄 모르는 사람들, 지금은 '마마'가 없는 21세기라는 걸 모르는 

'과거 인간'들이 이 나라를 후진국으로 만드는 것 아닐까요? 


최순실 사건으로 증명된 것처럼, 이 나라에서 제일 웃기는 건 거의 언제나 정부입니다. 김민희 씨 훈장 건에 

대해서도 문화체육관광부는 계속 '훈장 수여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최순실 씨든 누구든 

지침을 내려주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기다려야 하겠지요... MBN 기사는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3169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