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tbs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FM95.1MHz)'에서 소개해드렸던 신동엽 시인의 '4월은 갈아엎는 달'
전문을 아래에 옮겨둡니다.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가 '갈아엎는' 선거가 될 수 있을까요? 희망은 절망에서 나온다니 희망을 품고 기다립니다. 이 시는 1975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판한 <신동엽전집>에서 가져왔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한자와 문장부호는 원문 그대로입니다. 이 시의 끝에는 <朝鮮日報(조선일보). 1966년 4월>이라고 써 있습니다. 그때 조선일보는 지금 조선일보와 달랐나 봅니다.
4月은 갈아엎는 달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四月이 오면
山川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四月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우리네 祖國에도
어느 머언 心底,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四月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東學의 함성,
光化門서 목 터진 四月의 勝利여
江山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享樂의 不夜城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漢江沿岸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四月은 갈아엎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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