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맥도날드 햄버거(2015년 2월 4일)

divicom 2015. 2. 4. 18:46

아침 일찍 산책을 나갔다가 명지대학교 앞 맥도날드에 들렀습니다. 유리문에 붙어 있는 1,800원짜리 카페라떼 광고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라떼 한 잔에 비스킷 하나 정도로 아침을 해결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명지대 앞에는 롯데리아만 있고 맥도날드는 없었는데 지난 연말에 맥도날드가 문을 열었고, 그후 롯데리아는 텅 비고 맥도날드는 북적이는 걸 보았습니다.


들어가보니 아침식사세트라는 게 있었습니다. 카페라떼 한 잔과, 핫케익이 포함되었다는 디럭스브렉퍼스트세트를 먹으려 했지만 주문받는 사람이 컴퓨터에 빅브렉퍼스트세트로 입력하여 그 세트가 나왔습니다. 해쉬포테토('해쉬트포테토'가 맞겠지만 포장지엔 '해쉬포테토'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하나와 종이 상자였습니다.


세트가 담긴 종이 상자를 여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차마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음식 모형처럼 보이는 '음식'이 들어있었습니다. 동그란 빵을 2등분한 것과 햄버거 패티 하나, 스크램블드 에그로 보이는 노란 것, 맥도날드 토마토케첩 10그램 한 봉, 오뚜기 딸기잼 12그램이 '빅브렉퍼스트세트'였습니다. 


해쉬포테토는 기름이 많고 아주 짜서 절반만 먹고 말았습니다. 동그란 빵 사이에 패티를 넣고 한 입 베어물었습니다. 패티는 아주 짜고 빵을 씹을 때의 식감이 나빠 다시 놀랐습니다. 스크램블드 에그인 듯한 것은 한 입 물고 두어 번 씹다가 뱉고 말았습니다. 


커피만 조금 마시고 햄버거집을 나오는데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음식'은 누구에게도 먹으라 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형편없는 '음식'을 먹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늘 그 가게를 채운다는 사실, 특히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그런 '음식'을 먹는다는 게 기가 막혔습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음식'이라 할 수 없는 어떤 것이었으니까요. 


함께 갔던 사람은 저보다 더 놀랐습니다. 미국에서 먹던 맥도날드 햄버거와 값은 비슷한데 맛은 너무 나쁘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혹시 이 집 것만 그런 게 아닐까?' 의아해 했습니다.


맥도날드가 생긴 후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롯데리아는 어떨까요? 그곳에서도 비슷한 것을 팔고 있을까요?

어쩌면 모든 햄버거집이 다 그렇게 '음식처럼 보이는 어떤 것'을 팔고, 사람들은 돈을 내고 그것을 사 먹는 건지도 모릅니다. 햄버거집엘 오랜만에 가서 햄버거 맛이 이렇게 변했다는 걸 저만 몰랐던 건지도 모르지요. 전에 먹어본 웬디스와 하디스의 햄버거는 분명 '음식'이었으니까요. 


음식을 파는 사람은, 내가 먹을 수 있는 것, 내 아이, 내 가족이 먹어도 되는 것을 팔아야 합니다. 맥도날드 햄버거 주인과 가족들은 정말 '빅브렉퍼스트세트'를 먹을 수 있을까요? 먹을 수 있어도 먹지 말길 바랍니다. 먹지 않을수록 몸에 좋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