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언제부턴가 '한국인'을 나타내는 복장이 되었다는 '등산복'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노래는 송창식 씨의 '피리 부는 사나이'로 시작하여, 장현 씨의 '미련', 강병철과 삼태기의 '냉면', Sylvie Vartan의 'La Maritza', 패티 김 씨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듣고 Tony Bennett의 'Have a good time'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등산복' 원고를 옮겨둡니다.
등산복
서울은 도시가 아니라 산입니다.
시민들이 입고 다니는 옷을 보면 그렇다는 건데요,
도심이든 변두리든 등산복 차림으로 다니는 시민이 흔합니다.
등산도 안 하면서 왜 등산복을 입느냐고 하면
‘편해서’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 중엔
편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움직임도 거침없고 말도 큰소리로 합니다.
연애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평소엔 신사답던 애인이 예비군복을 입으면 달라졌습니다.
입은 옷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
‘의상심리’라는 용어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편한 것도 좋지만 편한 게 다는 아니지요.
동물 중에 사람만 옷을 입습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가에 따라
거기 맞는 옷을 입는 게 교양입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등산복 차림으로 간 한국인들이
‘등산복을 입었으면 산에 가지, 왜 여길 왔느냐?’는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수영하는 곳에서 수영복을 입듯이
등산할 때만 등산복을 입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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