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즐거운 산책

설날(2014년 1월 26일)

divicom 2014. 1. 26. 21:11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윤극영 작사 작곡의 '설날'을 들었습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로 시작하는 '설날'이 4절까지 있는 노래인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요즘에는 1절과 2절만 부르는데 마침 방송국에 있는 음원에 4절까지 있기에 그것을 틀어드렸습니다. 


1920년에서 1945년 사이에 유성기로 듣던 노래를 복각하여 만든 노래라고 하는데 요즘 우리나라 창법과는 매우 다르고 가끔 텔레비전에서 들리는 북한 노래와 비슷했습니다. 새삼 남한의 노래가 얼마나 서구화되었나 느꼈습니다. 오늘 아침에 들려드린 노래를 부른 이는 '이정숙' 어린이이지만 그 어린이가 지금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되었겠지요. 기회가 되시면 꼭 한 번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아래에 '돈'에 대해 쓴 제 칼럼 '들여다보기'와 '설날'의 가사를 옮겨둡니다. 


 

저는 돈을 좋아합니다.

새 돈을 좋아하지만 구하기 힘드니

헌 돈이라도 긴 지갑에 판판히 펴 넣어서 가지고 다닙니다.

돈은 잠시 저를 찾아온 손님과 같으니까요.

 

돈을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이 아닌

숨겨두어야 하는 보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항아리 속에, 장판 밑에, 심지어 세탁기 아래에

넣어두었다 못 쓰게 된 돈이

작년 한 해에만 65천만 원이나 되었다고 하니까요.

 

나흘 후면 설입니다.

누구나 세뱃돈은 새 돈으로 주고 싶어 하지만

은행은 인격보다 통장 잔고를 중요시하니

돈 없는 사람이 새 돈을 구하기는 아주 힘듭니다.

 

부자의 세뱃돈은 액수가 크니

헌 돈으로 주어도 받는 사람이 좋아하겠지만,

가난한 살림에서 어렵게 빼주는 세뱃돈은 그냥 돈이 아니고

사랑입니다.

 

올 설엔 은행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헌 돈 먼저

새 돈으로 바꿔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아리 속이나 장판 밑에 숨겨 두지 말고

사랑을 표현하는 편지나 기도문으로 쓰라고!

 

 

설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내시고

우리들의 절받기 좋아하셔요.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두 까면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고요

우리 우리 내 동생 울지 않아요.

이 집 저 집 윳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