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소리 (2010년 10월 8일) 저희 동네에는 이층 단독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한 동 또는 두 동짜리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집이 허물어지는 걸 보는 건 괴롭습니다. 제가 살던 집이 아닌데도 쿵 쿵 무엇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흠칫 흠칫 놀라게 됩니다. 마침내 집이 사라졌습니다. 집이 사라진 터.. 나의 이야기 2010.10.08
돌아가는 일 (2010년 9월 24일) 새벽 서쪽 하늘, 퀭한 얼굴의 달을 보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밤새 잠들지 않고 돌아갈 아이들의 보따리를 불리는 어머니 같습니다. 세상은 아직 조용하나 사람들이 돌아오면 소리도 돌아오겠지요. 죽은 듯 조용하던 집들도 살아날 겁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신 .. 나의 이야기 2010.09.24
월요일 (2010년 8월 9일) 입추(立秋)가 지나니 여름과 가을의 경계가 지워집니다. 햇살 뜨거운 낮엔 매미가 소리치고, 매미가 울지 않는 시간엔 귀뚜라미가 속삭입니다.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立春),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 겨울이 들어선다는 입동(立冬), 가을의 시작이라는 '입추.' 네 개의 문턱엔 모두 '들 入' 대신 '.. 나의 이야기 2010.08.09
바흐의 사랑 (2010년 7월 24일) "아, 밖에는 폭풍이 칠지언정 집이라도 평화로우니 다행이군. 그렇지 않소, 마크달레나?" --- 에스터 메이넬 저 <나의 사랑 바흐>에서 인용. 무릇 집이란 바로 이런 공간이어야겠지요. 문 밖에선 폭풍이 친다 해도 문 안에만 들어서면 평화로워,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내려 놓고 쉴 수 있는 곳. 본능을 .. 오늘의 문장 201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