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3

노년일기85: 까치집처럼 살려 했는데 (2021년 7월 30일)

까치집처럼 살려 했는데 더위도 추위도 담아두지 않고 비와 바람도 다만 흐르게 하는 까치집처럼 살려 했는데 주름 늘어가는 몸집에 더위가 들어앉아 주인 노릇을 하니 사지는 절인 배추꼴이 되고 정신은 젖은 손수건처럼 제 할 일을 못하여 에고 칠월은 낭비로구나 한 뼘도 자라지 못하고 한 낱도 영글지 못했구나 탄식 중에 화분 사이를 거닐다 깜짝! 오월 초에 피었던 재스민 활짝 핀 보라 여섯 송이 음전한 봉오리 하나 처음 겪는 더위는 마찬가진데 내겐 낭비인 칠월이 재스민에겐 부활이로구나 나의 각성은 늘 부끄러움이구나

나의 이야기 2021.07.30

데카르트의 유언 (2010년 5월 17일)

"나의 영혼이여, 그동안 오래도록 붙잡혀 있었구나. 이제 감옥에서 벗어날 때가, 이 짐스러운 육체에서 떠날 때가 되었다. 나의 영혼이여, 이 고통스러운 결별을 즐겁고 용기 있게 맞이하기를." -- 에서 인용.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평생 떠돌이꾼으로 서른여덟 번이나 주소지를 바꾸었으며, 죽은 후에도 시신이 수 차례의 여행과 가매장을 거쳐 1819년에야 생 제르멩 데 프레 성당 부속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안장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보헤미아의 엘리자베스 공주 (참수당한 영국 국왕 찰스 1세의 조카딸)와 깊은 우정을 나누었으며, 두 사람은 지적인 면에서 대등했다고 합니다. 찰스 1세가 참형을 당했을 때 데카르트는 엘리..

오늘의 문장 2010.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