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 달과 6펜스 4

서머싯 몸의 문장들5: 이방인 (2023년 12월 1일)

오늘은 룸메이트의 생일입니다. 제가 대학 시절 마지막 미팅에서 만난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해 파트너가 되었는데, 그가 지금의 룸메입니다. 인생은 'B-C-D'라는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Birth(태어남)-Choice(선택)-Death(죽음)'. 수십 년 전 룸메를 선택하여 함께 죽음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나쁜 선택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그가 이 사회의 방식에 잘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태어난 이후 줄곧 한국에 살았으나 이곳은 늘 이방처럼 느껴지는데, 그 또한 저와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우리는 때로 이민자들처럼 이 사회를 낯설어 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부축합니다. 서머싯 몸의 에서 아래 문단이 눈길을 끈 이유입니다. P. 18..

오늘의 문장 2023.12.01

<달과 6펜스>와 폴 고갱 (2023년 11월 28일)

서머싯 몸의 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한참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어떤 책을 읽기 시작하는 건 낯선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부터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쉽게 이해되는 문장들이 있는가 하면, 잡힐 듯 잡히지 앉는 문장들도 있습니다. 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책이었습니댜. 대학 시절에 읽고 다시 읽는데 처음 보는 책 같았습니다. 이 책은 서머싯 몸이 폴 고갱(Paul Gauguin)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식중개인이었던 주인공이 그림에 전념하겠다고 인생 항로를 바꾸고 타히티 등 남태평양의 섬에서 살다 죽는 것도 고갱을 닮았습니다. 를 읽고 난 후 영문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Paul_Gauguin)에서 폴 고갱을 찾..

오늘의 문장 2023.11.28

서머싯 몸의 문장들2: 사람들 (2023년 11월 22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존재들 중에 사람처럼 재미있는 존재도 없을 겁니다. 물론 우리 자신도 포함됩니다. 생김새도 종류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재미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을 그 사람이게 하는 점들--장점이든 약점이든--과 그 사람이 보여주거나 숨기는 모순들인 것 같습니다. 서머싯 몸의 에는 바로 이런 점에 관한 작가의 관찰과 통찰이 보입니다. P. 24 He was probably a worthy member of society, a good husband and father, an honest broker; but there was no reason to waste one's time over him. 그는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고, 좋은 남편이고 좋은 아버지이며, 정직한 증권맨이..

오늘의 문장 2023.11.22

서머싯 몸의 문장들1: 작가 (2023년 11월 13일)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버릇이 있지만 산책길에 들고 나가는 책은 한 권입니다. 며칠 전까지는 존 스타인벡의 을 들고 나갔고, 이제는 서머싯 몸 (Somerset Maugham: 1874-1965)의 를 들고 갑니다. 산책길 동행을 고르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책이 가벼울 것. 둘째, 재미 있을 것. 몇 권의 후보들 중, 이 두 가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책을 고르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태어난 지 100년이 넘고 죽은 지 58년이 된 작가의 작품이지만, 위트 있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지금, 바로 이 시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 거겠지요. 11쪽에 나오는 '작가'에 관한 얘기가 특별히 마음에 와닿아 아래에 옮겨둡니다. 시대와..

오늘의 문장 20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