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 선생 별세(2013년 5월 17일) 어제 시내의 길들이 하도 막히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황금 연휴'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석가탄신일'부터 3일 연휴가 시작되어 서울을 떠나는 차가 많았다는 겁니다. 이제 막 인터넷에서 박영숙 선생이 타계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니, 사람들이 놀러 나가느라 바쁘던 어제 선생님은 저곳으.. 동행 2013.05.17
삶의 한가운데 (2011년 10월 11일) 방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눈이 저를 맞아줍니다. 카미유 클로델의 눈, 법정 스님의 눈, 리처드 기어의 눈, 강형구의 눈, 스티브 잡스의 눈 ... 눈이 앉은 얼굴은 다르고 죽은 이도 있고 살아 있는 이도 있지만, 그들의 눈이 바라보는 곳은 같습니다. 삶의 한가운데... 죽음입니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은 오.. 나의 이야기 2011.10.11
건강 진단 (2010년 12월 9일) 건강보험에서 실시하는 정기 건강검진이 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짝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짝수 해에, 홀수 해에 태어난 사람은 홀수 해에 건강진단을 받으라고 합니다. 전에도 올해에도 받지 않았더니 가족들이 채근을 합니다. 하는 수 없이 지난 밤부터 금식한 후 .. 나의 이야기 2010.12.09
제삿날 (2010년 1월 13일) 오늘은 제삿날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도 신경 쓸 것이 적지 않지만 돌아가신 분을 맞으려면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하 십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지만 문을 활짝 열어 청소를 하고 여기저기 묵은 때도 벗겨냅니다. 어제 장을 보았지만 오늘 한 번 더 나가야 합니다. 떡을 하지 못했으니 사러 가야 합니다. 나간 김에 두어 가지 더 사와야겠습니다. 여유 있는 살림은 아니지만 저 세상에서 이 세상까지 먼 길 오실 분을 생각하면 한 가지라도 더 장만해 상에 올리고 싶습니다. “제사? 쓸데없는 일이야. 귀신이 있어? 있다 해도, 와서 음식을 먹어? 귀신이 음식을 먹는다면 음식이 그대로 있을 리가 없잖아?” 똑똑한 친구가 힐난조로 하던 말이 떠오릅니다.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제사상에 올려놓은 음식은.. 자유칼럼 2010.01.13
노래방 3호실 손님 ▲ 혼자 노는 놀이터 ⓒ 김수자 글 김흥숙 그림 김수자 예닐곱 명이 촘촘히 앉던 노래방 3호실에 그녀 혼자 들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녀하고 그녀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그녀, 말하기 좋게 그녀 1, 그녀 2라고 할까요? 남편과 싸우고 나서 집을 나섰고 발길 가는 대로 걷다 보니 여기까.. 오마이뉴스(한평 반의 평화) 200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