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홀로 사는 즐거움 3

톨스토이의 누나 (2023년 1월 12일)

며칠 전 카페에서 법정 스님의 을 읽다가 홀로 웃었습니다. 스님이 165쪽에 인용해 두신 의 구절들 때문인데, 이 책은 러시아의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딸인 알렉산드라 톨스토이가 썼다고 합니다. 아래에 저를 웃긴 문장들을 옮기다 보니 고기 반찬 없으면 밥을 못 먹는다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우리 고모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식도락가였는데 어느 날 야채 일색의 식탁을 대하고서는 크게 화를 냈다. 자기는 이런 허섭쓰레기 같은 것은 못 먹겠으니 고기와 닭을 달라고 했다. 다음 번에 식사를 하러 온 고모는 자기 의자에 매여 있는 살아 있는 닭과 접시에 놓인 부엌칼을 보고 '이게 뭐야' 라고 놀라서 물었다. '누님이 닭을 달라고 했잖아' 하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우린 아무도 그걸 죽일 생각이 없거든. 그래서 누님..

동행 2023.01.12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2022년 7월 28일)

더위는 육신을 점령하고 두통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정신을 점령하진 못합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점령당하진 않았으나 멍한 정신을 수돗물로 씻고 책을 봅니다. 우연히 펼친 책은 법정 스님의 . 책갈피에서 산바람 같은 것이 흘러나옵니다. 수돗물로나마 정신을 씻고 책을 보길 잘했습니다. 스님 말씀 대로 '읽지 않아도 될 글'은 읽을 필요가 없지만 '읽어야 할 글'은 읽어야 합니다. 그나저나 스님, 스님은 지금 어디에 계신지요? -------------------------------------------------------------------- 110쪽: (법정 스님이 정채봉 선생을 기리며 쓴 글 중) "올 때는 흰 구름 더불어 왔고 갈 때는 함박눈 따라서 갔네 오고가는 그 나그네여 그대는 지금 어느 곳에..

오늘의 문장 2022.07.28

무소의 뿔처럼 (2021년 5월 29일)

5월의 끝에 서서 한 달을 돌아보니 사랑 덕에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기적처럼 해가 뜨고 비가 내리고 구름이 흘러갔습니다. 나무들은 쑥쑥 자라고 꽃들은 힘들여 꽃을 피웠습니다. 과분한 사랑을 주신 분들, 특히 커피와 보약으로 영육을 돌봐준 두 수양딸에게 감사하며 이 구절 함께 읽고 싶습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법정, , 샘터

동행 202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