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2

반갑다, 친구야! (2024년 7월 27일)

생전 울지 않던 냉장고가 올여름 들어 두 번이나흥건하게 눈물을 쏟았습니다. 이른 아침 무심히 냉장고 앞을 지나다 발이 물에 젖었을 때의 놀람, 그리고 신문지와 마른 걸레를 동원해 물을 닦아내는 수고... 불행은 아니지만 사람을 시험하는 불편입니다.  처음 그 일을 겪었을 때는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냉장고도 땀을 흘리나보다, 냉장고도 주인을닮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땀을 흘리지 않아 어머니로부터 "네가 사람이냐?"는 비난 아닌 비난을 받던 제가  어느 날부터 땀 '쏟는'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곤 잊고 지냈는데 또다시 냉장고 앞 홍수를 겪었습니다. 헌 면 셔츠 출신 마른 걸레들과 모아두었던 신문지를 이용해 물을 닦으며 버리지 않으니 쓸 데가 있구나 좋아하기도 하고, 신문보다 신문지가 낫네? ..

동행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