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일기 159: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4월 3일)
몸과 마음이 고단해 거짓말 하나도 못하고 만우절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플 때조차 웃지 않고 보내는 날은 없으니까요. 가을부터 줄곧 무덤처럼 침묵했던 꽃나무들이 색색의 꽃을 피웁니다. 꺽다리 토마토 나무엔 그새 더 많은 열매가 열렸습니다. 자스민의 보라꽃이 하얗게 변하며 온 집안을 절간으로 만듭니다. 모든 것... 모든 흉한 것들과 소음과 어리석은 소치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름답지만, 사는 데 바쁜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합니다. 지난 3월 6일 노년일기에 인용했던 손턴 와일더의 , 그곳에서 잠시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상을 방문한 죽은 에밀리가 탄식하는 이유입니다. "Oh, earth, you're too wonderful for anybody to realiz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