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목욕탕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지
20일... 마침내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아래층에 사는 분들은 세수하다가 뒷머리에 똑똑
떨어지는 물을 맞았으니 얼마나 불쾌했을까요?
우리 가족들은 삼십 도가 넘는 더위에 목욕탕을 사용할 수 없으니
영 불편했습니다.
물 떨어지는 것을 보러 아래층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현관문엔 '0000교회'라 쓰인 작은 명찰 같은 게 붙어 있고
문을 여니 정면에 크고 아름다운 예수님의 초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목욕탕에 들어가 증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돌아왔는데
문제에 대한 걱정이 큰 만큼 초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많지만 그 집들 모두 예수님의 초상을
입구에 걸어두진 않을 테니까요.
두 명의 '누수 전문가'가 다녀갔지만 문제를 찾아내지 못했고
세 번째 전문가가 문제를 찾아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란 모름지기 그런 사람이겠지요.
어쩌면 아래층 입구에서 들어서는 사람들을 맞아주는 예수님도
'누수 전문가'로서 거기 계신 건지 모릅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 누군가가 슬픔이나 좌절을 숨기느라 고개를
숙이고 들어설 때, 혹은 똑똑 눈물을 흘리며 들어설 때,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그곳에 계신 건지 모릅니다.
저 같은 보통 사람은 예수님 같은 전문가는커녕 목욕탕 문제를 해결한
전문가도 될 수 없겠지만... 혹시 아주 소수의 누군가에게라도 '전문가'로
쓰일 수 있을까요?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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