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든 늦게 일어나든,
일어나면 제일 먼저 손을 씻고 머리를 빗은 후
기도 방석 위에 앉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포함해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의 고통과 어려움이 다소나마 줄어들기를 기도하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지구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고통과 두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존재들을 생각하다 눈물 지을 때도 있고,
저보다 앞서 이곳의 주민으로 살다간 사람들의 자유와 평안을
기원하다가 눈물 흘릴 때도 있습니다.
오늘도 눈물이 찾아왔습니다.
살아있는 것들 모두 살아있는 값을 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애쓰는가, 어린 사람은 어린 값을 하느라, 젊은 사람은
젊은 값을 하느라, 늙은 사람은 늙은 값을 하느라, 우리는 모두
애쓰고 있구나...
그렇게 애쓴 끝에 도달하는 종착역은 예외 없이 죽음인데,
사느라 고생했으니 기쁘게 떠나야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떠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니... 기도는 늘 같은 기원으로 끝을 맺습니다.
죽는 날까지 지혜와 용기가 우리를 이끌어주기를, 그리하여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다가 죽음이 찾아오면 ‘오, 자네 왔는가!’
뒤돌아보지 않고 따라나설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먹구름 덮인 이곳에선 보이진 않아도
어디엔가는 ‘쟁반 같이 둥근’ 보름달이 떠 있을 겁니다.
달님이여,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소서!
지혜와 용기를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