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서 다음 해로 건너가는 것은 두 개의
세계 사이를 건너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가 된 세계와 과거가 될 세계...
경계의 시간이야말로 시 읽기 좋은 시간입니다.
겨울 햇살 속을 걷다 들어왔기 때문일까요?
크리스마스날 청계천 헌책방에서 사온 <영미시의 이해와 감상>에서
만난 존 던(John Donne: 1572-1631)의 '떠오르는 해(The Sun Rising)',
그 마지막 몇 줄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래에 책에 실린 시 원문과 책의 저자 박세근 선생의 번역문을 싣고, (pp. 68-69)
그 아래에 제 번역문을 적어둡니다.
저로선 제목도 '떠오르는 해'보다 '떠오르는 태양'으로 하고 싶습니다.
Thou, sun, art half as happy as we,
In that the world's contracted thus;
Thine age asks ease, and since thine duties be
To warm the world, that's done in warming us.
Shine here to us, and thou art everywhere;
This bed thy center is, these walls, thy sphere.
그대 해여, 그대는 우리의 절반 정도나 행복하다.
세계가 이와 같이 축소되었다는 점에서,
그대는 늙어서 편안한 생활이 요구되고
너의 임무는 세계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니까
그 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할 때 이루어진다.
여기 우리를 비추어라. 그러면 너는 세계 도처에 있는 것.
침대는 그대의 중심, 이 벽들은 그대의 천계
--박세근 번역
태양이여, 그대의 행복은 우리 행복의 절반뿐이로구나,
세상이 이렇게 작아졌으니;
그대의 나이는 그대더러 편히 쉬라 하고
그대의 임무는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니
그대는 우리만 따뜻하게 하면 되리라.
여기 우리를 비추어다오, 그러면 그대는 세상 모든 곳에 있는 것이니;
우리의 침대는 그대의 중심이 되고, 우리의 방은 그대의 세계가 되리니.
--김흥숙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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