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화요일에 읽은 시 (2017년 7월 24일)

divicom 2017. 7. 24. 15:54

지난 화요일에 들렀던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시, 

낱장 노트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오늘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안상학 시집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에 실린 시입니다. 


시집 제목을 보고 

이쯤 안다면 쉰 살은 넘었겠군 하고 생각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그는 1962년 생이라고 합니다. 


아래에 옮겨둔 시에서도 무엇을 아는 사람의 냄새가 납니다.

이만큼을 안 사람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지, 

어떤 시를 쓸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벼랑의 나무


숱한 봄

꽃잎 떨궈

깊이도 쟀다


하많은 가울

마른 잎 날려

가는 곳도 알았다


머리도 풀어헤쳤고

그 어느 손도 다 뿌리쳤으니

사뿐 뛰어내리기만 하면 된다


이제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