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 국회는 왜 있는 걸까요? 국정감사는 왜 하는 걸까요?
국회가 행정부 산하단체 쯤 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걸까요?
국회가 하는 일을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우병우 같은 사람을 증인석에 세우지도 못하면서, 최순실 같은 사람이 국민 전체를 우롱하는 걸 보면서,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물론 이 모두가 어리석은 시민 탓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엉뚱한 소리를 계속해대는데도 아직 국민 네 사람 중 한 명은 그런 대통령을 지지한다니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그런 시민들이 그런 대통령과 그런 국회의원들을 '선출'한 것이니까요.
민주주의... 정말 웃기는 제도입니다.
오늘 한국일보에 실린 박광희 논설위원의 '지평선' 칼럼을 읽다보면 이 나라의 민낯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얼굴 피부가 고무장갑보다 질긴 사람들, 그들이 부와 권력을 즐기는 아수라가 바로 이 나라입니다.
칼럼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빨간 색으로 표시했습니다.
버티기의 달인
‘삼철이’는 당시 신영철 대법관, 김재철 MBC 사장 그리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모두 마지막 이름자가 ‘철’이었다. 신 대법관은 재판에 압력을 행사해 대법관으로는 최초로 탄핵소추안에 이름이 올랐고 김 사장은 정치 편향과 방송의 비판 기능 축소로, 현 위원장은 정권 눈치 보기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진 사퇴할 사람들은 아니었다. 결국 김 사장은 이듬해 해임됐고 나머지 두 사람은 임기를 다 채웠다.
이들 못지 않은 버티기 고수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다. 국회가 결의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5ㆍ18 기념곡 지정 및 제창에 반대하고 한국전쟁 기념 시가행진에 광주민주화 운동 진압부대를 참여시키려 하자 야당은 6월 그의 해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세 번째 해임촉구결의안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뻣뻣하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특혜금융 등으로 비판을 받고도 아무 잘못이 없다고 완강히 버티다가 국회의 해임건의를 받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로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버티기의 최고수는 역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수개월 째 이어지는 초강력 사퇴 압력을 아예 못 들은 척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예견이라도 했듯 국민의당은 이미 7월 말에 ‘박근혜 정부는 버티기 달인들의 집합소인가’라는 논평을 낸 적이 있다. 우 수석은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을 들어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 수석이 없으면 청와대가 안 돌아간다는 뜻인가”라는 야당의 개탄이 이어지고 동행명령권 발동까지 논의됐으나 우 수석은 끝내 국감에 나오지 않았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미래라이프대학 문제에 이어 정유라 특혜 의혹까지 터지자 84일 만에 물러났다. 어떻게든 총장 자리를 이어가려 했던 그가 사퇴한 데서 알 수 있듯 사람이 힘든 상황을 버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일거수일투족이 다 드러나는 위치에 있으면 더욱 그렇다. 물론 불의와 맞서는 의로운 버티기라면 국민의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우리가 목격한 버티기는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권력자의 뜻이 그런 버티기를 뒷받침한다고 믿는다. 자기망상과 뻔뻔함이 뒤섞인 버티기만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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