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황교안과 교회와 두드러기(2015년 5월 25일)

divicom 2015. 5. 25. 10:13

조금 전 인터넷 경향신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몇 해 전 교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교회 전도사를 지낸 황씨의 교회 사랑은 유명하지만, 그가 왜 교회에서 '강연'을 했는지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강연 내용을 읽다보니 교회가 무엇하는 곳인가, 신앙이란 무엇인가, 근본적인 물음이 떠오릅니다. 


황 후보는 1977년부터 1979년까지 대학 재학 중임을 내세워 징병검사를 연기하다가 1980년에야 검사를 받았고,

'만성담마진(두드러기)'으로 인해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이듬해 사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두드러기로 군대를 안 갔다고 하는데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에 대한 증명 자료가 전혀 없다"라며 "군대 못 갈 정도의 병인데 사법고시는 어떻게 통과했으며 지금은 어떻게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지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다고 합니다. 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 명 중 만성담마진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은 4명뿐이라고 합니다. 


황씨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16개월 금무하고 16억원을 급료로 받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그 기간 동안 공식적으로 수임한 사건은 단 한 건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보아도 이 분은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분이고 스스로도 그것을 알기에 그렇게 독실한 신자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 분이 왜 신학대학 교수가 되거나 목사가 되지 않고, 다양한 종교의 신자들로 이루어진 이 나라의 총리가 되려고 하는 걸까요? 혹시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려 했던 이명박 씨처럼 이 나라를 '하나님께' 바치려고 하는 건 아닐까요?


자신의 종교를 자랑하는 사람 중에 진짜 신자는 없습니다.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면, 종교를 자랑하는 사람들은 무식하거나, 종교의 신자임을 이용해 이득을 꾀하려는 사람들입니다. 황교안 씨처럼 독실한 신자가 총리가 되면 이 나라가 더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며칠 전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서 본 것처럼, 이 나라엔 불교신자도 아주 많으니까요.

아래에 경향신문에 실린 황씨의 강연 내용 일부를 옮겨둡니다. 이것은 2011년 5월 11일 부산 강서구 호산나교회에서 했던 강연 녹취문의 요약본이라고 합니다. 황씨는 그 강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로 부르며, 그분이 대통령이 된 후 공안검사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하는데, 황씨에겐 '공안검사들의 고통'만 보이고 그들로 인해 국민들이 받은 고통은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그 강연과 관련된 경향신문 기사 전문은 아래 주소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5211144571&code=910100&nv=stand


■ “김대중씨 대통령 되니 좌천”

1997년 겨울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됐어요. 김대중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조사받고 검찰에서도 조사받고, 정부하고는 계속 갈등했던 분 아닙니까. 대통령 되기 전 서경원이라는 국회의원이 북한에서 가져온 돈을 받았습니다. 그게 문제가 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서울지검 공안부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일이 있었어요. 검찰과 야당 사이에 적대관계가 심했는데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그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되는 거예요. 평상시 같으면 갈 수 없는 보직으로 막 발령 내버렸어요. 6개월마다 인사를 하는데 첫 번째 인사에서 공안검사들이 굉장히 고통받고, 두 번째 인사에서도 그런 고통을 주고, 세 번째 인사에서도 고통을 주니까 많은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나가고 이랬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은 구속됐던 분”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에요.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또 곱지가 않겠지요. 그러던 중 제가 사건 하나 잘못 처리했어요. 그분이 볼 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는데, 공안부에서 어떤 교수 하나를 구속하겠다는 거예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석 달쯤 전에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런 거를 처벌하면 되겠느냐, 세상이 바뀌었는데”,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제가) 보고를 받아보니까 구속 사안이 맞아요. 구속하겠다는 의견을 올렸어요. 검찰총장도 보고를 딱 받아보고 “구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런 생각 들었어요. 그래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를 해보니깐 구속을 해야 되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극단적으로 거스를 수는 없다”, 이래 가지고 (총장은) 이건 부당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사표를 쓰고 나가버렸어요.

■ “이명박 정부서 고검장 승진”

2006년 검사장 승진인사가 있었고 제가 중앙지검 2차장이니까 (검사장이) 돼야 되는데 검사장이 안됐어요. 각 언론들이 저를 검사장 승진시키지 않은 점에 대해 막 비난하는 사설을 쓰고 할 정도로 옳지 못한 인사라는 것을 제가 당했습니다. 1년 지나서 검사장 인사가 또 있었는데 장관, 총장께서 “이 사람은 지난번에 한번 불이익을 줬으니까 이번에는 승진시키자”고 했는데 또 승진이 안됐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바로 검사장이 돼서 1년 반 지난 다음 고검장 인사가 있었는데 (제가) 고검장이 됐습니다. 조선일보에 검찰 인사 분석기사가 났어요. 큰 제목이 첫 번째는 ‘젊어진 검찰’이었는데, 그때 노무현 대통령 투신 사건 때문에 인사를 갑자기 하면서 젊어졌어요. 그 옆에는 ‘전 정권 미운털 복귀’ 이렇게 돼 있었어요. 그게 누구였겠습니까. 그 밑에 보면 저라는 게 딱 나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