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예비군훈련장 난사사건의 책임(2015년 5월 14일)

divicom 2015. 5. 14. 10:53

어제 서울 서초구 내곡동 동원예비군 사격훈련장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군대에서 죽는 젊은이도 많은데, 군대를 제대한 후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죽는 일까지 있다니요!

 

유학이네 병이네 머리를 써서 징집을 피한 사람은 군대에서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죽는 일도 없으니, 이 나라에서는 국민의 의무라는 국방의 의무를 하는 사람만 젊어 죽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게 나라입니까?

 

훈련 중에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최모씨는 군대에 가기 전엔 멀쩡했는데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한 후 관심병사가 되어 제대 후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하니, 누가 스물세 살에 스스로 저 세상으로 간 그를 욕할 수 있겠습니까?

 

이웃사람들은, 최씨는 누가 보아도 정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실탄이 잔뜩 든 총을 건네주었으니,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최씨의 형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군에 관심병사 기록이 있을 겁니다. 왜 그 기록이 예비군훈련기관에는 전달되지 않았을까요? 군대에서 얻은 상처들은 군대를 벗어나면 다 치유되는 겁니까?

 

소위 정상적으로 보이는 남자들도 제대한 지 삼사십 년이 흐른 후까지 가끔 군대에 있는 꿈을 꾸며 땀을 흘리거나, 다시 군대로 가는 악몽에 시달릴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군대에서 극심하게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예비군 훈련 등을 통해 다시 군대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 때 어떤 상태가 될지 상상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이번에 최모씨의 손에 사망한 예비군들... 아들 같은 그들의 넋을 위로하며,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이 정당한 분노로 무장하고 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벌이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의무'를 행하는 사람이 죽을 가능성이 높은 나라... 백성 노릇이 이렇게 힘든 나라, 이렇게 이상한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