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충암고 급식사건과 교감의 말(2015년 4월 7일)

divicom 2015. 4. 7. 12:29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충암고등학교가 갑자기 인터넷 세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그 학교의 김종갑 교감이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돈 내지 않았으면 밥 먹지 마'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그렇게 말했다면 김 교감은 교육자로서, 또 '어른'으로서 해서는 한 될 말을 한 것이지요. 


사안을 들여다보니 김 교감에게도 애로가 많았습니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서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 교장과 교감 등이 급식비를 대신 낸 일도 있다고 하니까요.


우리가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없게, 그런 학생들로 인해 곤경에 빠진 학교 당국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게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충암고에서 상처 받은 학생들에겐 참으로 미안하지만 이번 충암고 사태는 왜 모든 초, 중고교에서 '무상급식'을 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아낄 데서 아껴야 합니다. 아이들 밥 먹이는 일에서 돈을 아끼려는 어른,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밥 먹는 곳이 아니다'라고 하는 어른은 나이만 먹었을 뿐 인생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래는 충암고 홈페이지에 김 교감이 올린 글입니다. 이 글이 진실만을 담고 있길 빌며 옮겨둡니다.



충암고등학교 교감입니다.

 

지난 42일 중식시간에 급식비 미납학생 (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학부모가정, 시설수급자 등 급식비 면제 대상자 제외) 들에 대한 급식비 미납 납부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학생,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급식비 미납 납부를 지도하게 된 배경과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52월 졸업생들의 급식비 미납액이 39,084,510(최근 걷지 못한 급식비가 약 8,200여만원)이 되었고, 지난 3월 급식비 미납액이 약 600여만원이 되는 가운데 매년 쌓여가는 미납액이 학교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마침, 학급수 감축으로 인하여 6개 교실을 식당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금년 3월부터는 2,3학년을 식당(1학년을 교실 배식)에서 배식하게 되었습니다.


급식비 납부지도를 하기 위하여 3월중에 부장협의회에서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협의를 하였고, 생활지도부에서는 1.2.3학년 담임선생님들께 부탁하여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납부지도 협조를 부탁드렸고, 가정통신문을 통하여 학부모님의 협조를 구하였습니다. 또한 3월달 개최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급식비 미납현황과 식당배식으로 인하여 급식지도를 하겠다는 자문을 받는 등의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42일 점심시간에 급식 미납학생들의 확인 지도는 학생이 반과 이름을 알려주면 저가 급식 배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신속하게 미납학생 명단을 확인하여 미납된 장부를 보여주며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하라고 했습니다일부 언론의 기사에서 급식비 안냈으면 밥 먹지마’ ‘내일부터는 오지 말라’ ‘밥 먹지 마라’ ‘꺼져라이러한 말은 저는 하지 않았으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 좀 더 학생, 학부모님들의 심정을 헤아려서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게 지도하였어야 하였는데, 충분히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오며, 죄송합니다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성심껏 학생들의 복지를 위하여 더욱더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5. 04. 07.

충암고등학교 김종갑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