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2014년 8월 16일)

divicom 2014. 8. 16. 11:11

방한 중인 교황 프란치스코가 오늘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식'을 집전합니다. 모든 언론이 교황 소식을 전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서는 갸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문 전체가 교황 소식과 그분이 집전할 시복식을 비롯한 가톨릭 관련 정보로 뒤덮여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 언론의 고질병이 또 도진 것입니다. 한 가지 일이 있을 때 다른 일을 다 잊는 것이지요. 이것은 일종의 '파시즘'입니다. 


한국처럼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에서 이렇게 한 종교에 지면을 집중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가톨릭 신문이나 방송이 그러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모든 종교의 신자들과 무신자들이 함께 보는 신문과 방송에서 한 종교의 지도자를 너무 편애하는 것은 '불편부당'하고 '공정'해야 할 언론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에서 바티칸공국의 대표나 가톨릭이라는 종교의 수장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는 해도 지금 우리 언론은 균형을 잃고 있습니다. 시복식이 거행되는 광장 한쪽에서 교황을 비난하는 집회를 여는 개신교도들의 행태도 볼썽사납지만 이 나라가 가톨릭 국가인 듯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지면을 할애하는 언론도 한심합니다. 언론인들에게 묻습니다. 28사단에서 맞고 숨진 윤 일병 사건은 어찌 되었나요? 팔당호의녹조는 어찌 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