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

2월이 28일인 이유 (2023년 2월 14일)

어린 시절 저희 집 살림엔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신문을 세 가지나 구독하시니 어머니가 둘은 끊고 하나만 보면 안 되겠느냐고 하셨답니다. 아버지는 하루에 한 신문에서 한 가지만 배워도 한 달 신문값은 하는 게 아니냐고 말씀하셨고 어머니는 그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여 다시는 신문을 끊자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 인터넷 시대가 되었으니 종이 신문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여전히 신문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선 포털사이트가 선정한 기사를 보거나 관심 있는 주제만 찾아 보게 되지만, 신문은 세상의 소식과 의견을 두루 보여주고 선정적 정보들이 주류인 인터넷과 달리 변치 않는 지식도 제공하니까요. 우리말 산책 집권자 이기심에 무너진 달력의 원칙 엄민용 기자..

오늘의 문장 2023.02.14

어머님, 부디 평안하소서.

점심 약속 하루 전날 친구가 핸드폰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일 약속 미뤄주세요. 엄마 먼 길 배웅한 뒤로..." 알 수 없는 찬 기운이 온 몸을 세로로 관통했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가 감기에 걸리셨다고, "감기조차 꿋꿋하게 이겨내지 못해 산소호흡기를 코에 끼운 엄마를 보고 돌아와 심란"하다고 이메일에 써 보냈던 친구입니다. 문자를 보자마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쩌나 하는 예의바른 망설임은 젖혀두었습니다. 울먹이느라 말을 잇기 힘든 상황에서도 친구는 어머님 모신 병원을 말해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디 모셨는지 알면 감기 중인 제가 먼 곳까지 걸음을 할 테니 알려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사람의 크기는 위기에서 드러난다더니 그 말이 참말이었습니다. 잘 건너지 않는 한강을 건너 어..

나의 이야기 2010.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