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어네스트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1899-1961)를 좋아했습니다. 장식적이지 않은 문체가 좋고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무수한 경험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그의 작품에 넘쳐흐르는 남성성을 감당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좋아했던 소설들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졸저 에서 남자든 여자든 적어도 갱년기 즈음부터는 성적 이분법(man, woman식 구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썼는데, 헤밍웨이는 죽을 때까지 소위 '상남자'였습니다. 이제 제가 읽을 수 있는 헤밍웨이의 작품은 뿐입니다. 이 작품에도 헤밍웨이의 '상남자' 기질이 남아 있지만 젊어서 쓴 작품들만큼 심하진 않습니다. 이 중편소설은 그가 만 52세이던 1951년에 쓴 것입니다. 시대에 따라 인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