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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향 2

천리향 (2024년 2월 10일)

병실을 가득 채운 공기는 다른 어느 곳의 공기와도 다릅니다. 고통의 냄새라고 하기엔 너무 뭉근하고 오래 전 할머니 내음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대적이고... 낯익고도 낯선 그 공기 속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면 알 수 없는 피로가 업습합니다. 그대로 누워 버리고 싶은 마음을 떨치려면 베란다로 나가야 합니다. 나가는 순간, 종일 운동화에 갇혀 뜨거워진 발과 무거운 다리부터 축 처진 어깨, 자꾸 아래로 향하는 눈꺼풀까지 봄비 맞고 일어서는 풀처럼 삽상하게 살아납니다. 초라한 플라스틱 화분에서 앙상하게 자란 천리향의 향기 덕입니다. 베란다를 채우고 있던 서늘하고 오묘한 향기가 눈물이 핑 돌게 반갑습니다. 보아 주는 이 드문 겨울 베란다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홀로 노력하여 향기 세상을 만든 걸까요? 천리향 같은 ..

나의 이야기 2024.02.10

천리향 천리향!(2019년 1월 23일)

저는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보다 식물을 좋아합니다.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는 기질이 식물을 닮아서일까요? 겨울이 깊어가도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아메리칸 블루처럼 추위에 약해 따뜻한 실내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지만 제라늄처럼 추위따윈 상관없다는 듯 베란다에서 ..

나의 이야기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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