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아침 전두환 씨가 사망했다는 문자를 받자 제일 먼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죽어서 슬프다는 뜻의 '안됐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용서를 빌 기회를 놓쳐서 '안됐다'는 것입니다. 나이 든 사람의 죽음은 낡은 육신과의 결별이니 대단히 슬플 것이 없습니다. 슬픈 것은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벼워질 기회이지요. 젊은 시절에 저지른 어리석은 짓에 대해 반성하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들의 한을 다소나마 풀어줄 뿐만 아니라 자신 속 어리석음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행위입니다. 살아있는 시간이 유의미한 것이 되려면 반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성 능력이 없었던 전두환 씨의 경우엔 살아있을 때도 이미 죽은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