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고단해 거짓말 하나도 못하고 만우절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플 때조차 웃지 않고 보내는 날은 없으니까요. 가을부터 줄곧 무덤처럼 침묵했던 꽃나무들이 색색의 꽃을 피웁니다. 꺽다리 토마토 나무엔 그새 더 많은 열매가 열렸습니다. 자스민의 보라꽃이 하얗게 변하며 온 집안을 절간으로 만듭니다. 모든 것... 모든 흉한 것들과 소음과 어리석은 소치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아름답지만, 사는 데 바쁜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합니다. 지난 3월 6일 노년일기에 인용했던 손턴 와일더의 , 그곳에서 잠시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상을 방문한 죽은 에밀리가 탄식하는 이유입니다. "Oh, earth, you're too wonderful for anybody to realiz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