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저희 집엔 꽃과 나무가 많았습니다. 장미나 활련화처럼 화려한 꽃이 있는가 하면 무화과처럼 조용한 나무도 있고 딸기 꽃처럼 음전하고 예쁜 꽃도 있었습니다. 딸기가 붉어지기를 기다리던 중 집에 놀러온 친구가 덜 익은 딸기를 따먹어 버려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겨울 과일이 된 딸기가 그땐 여름 초입에야 제 맛이 들었습니다. 올 초엔 딸기 한 상자가 2만 원 가까운 값에 팔렸습니다. 봄 과채인 딸기를 겨울에 먹게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공적 노력을 기울였기에 저 값에 파는 걸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면, 턱없이 비쌀 땐 사지 않는 게 제 원칙입니다. 대파를 좋아하지만 한 단에 8천 원, 만원씩 할 땐 사 먹지 않았습니다. 딸기 한 상자에 2만 원을 호가할 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