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64: 겨울 풍경 (2020년 12월 17일)

divicom 2020. 12. 17. 12:00

푸른 줄기와 잎, 그 잎 뒤꿈치에서 시작된 노랑이

꽃보다 어여뻐 차마 돌아설 수 없었다지요.

 

철없는 어머니의 철 든 아들이 제 엄마 웃는 얼굴 보려고

주먹만 한 무 여덟 개 암말 않고 들어다 주었다지요.

 

어떤 무는 무색 동치미가 되고 어떤 무는 붉은 깍두기가

되었지만 무청은 장미처럼 거꾸로 말라갔다지요.

 

아들은 미소 띤 어머니 맞은편에서 흰밥에 깍두기를 먹고

어머니는 창밖 무청 친구 덕에 돌아가는 일을 생각했다지요.

모두 아무렇지 않았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