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했습니다. 방송과 신문엔 파안대소하는 당선자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기쁘게 따라 웃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요? 섭씨 35도에 육박하는 뜨거운 열기 속에 단식을 이어가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그들의 고통에 가슴 아파하는 국민들은 결코 그 웃음에 동조할 수가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승리하자 많은 국민들은 '세월호특별법'의 제정이 마냥 미뤄지는 것이 아닐까 우려합니다. 선거 전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줄다리기하는 척이라도 했지만 이젠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어 국회에서 절대적 우위에 놓이게 되었으니 정부에게 불리한 입법을 피할 거라는 것이지요.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 국민들 중엔 '세월호 얘기, 그만 좀 하자,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지만 세월호특별법은 '살기 위해서' 제정해야 하는 법입니다. 법의 골자는 이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를 밝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까요.
배는 어느 나라에서든 침몰할 수 있지만, 국가의 녹을 받는 해양경찰이 수장될 게 뻔한 배의 승객들을 구하지 않는 건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를 밝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왜 승객들을 구하지 않았는가입니다. 사고 후 일곱 시간 동안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를 밝혀야 하는 것은 구할 수 있었던 300여 명의 목숨을 해양경찰이 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권력이 살릴 수 있는 국민을 죽게 놔두었기 때문입니다. 그 일곱 시간은 대통령의 사적인 시간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시간이었고, 대통령으로서 세월호 사고에 대해 보고 받고 대응했어야 할 시간입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공권력이 왜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가를 파헤치는 것입니다.
아직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서명하지 않으신 분들은 하루 빨리 서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래는 어제 저녁 뉴시스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與野 세월호특별법·청문회 협상 공전…타결 난망
여야가 1일 쟁점인 세월호특별법과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를 둘러싸고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특별법 등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야당측이 타협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별다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與, 특별법 관련 기존 입장 고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한나라의 국가원수가 7시간 동안에 무엇을 했는가를 소상히 밝히라고 하는 것은 국가안보적 측면에서 고민해야할 대목"이라며 야당의 정호성 대통령
제1부속실비서관 증인채택 요구를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일반 검경이 수사를 하고 있고 국정조사를 하고 있고 8월26일
국정감사가 예정돼있고 또 법으로 보장된 특검이 있다"며 "그것 외에 특별법을 또 만들어서 수사권을 달라고 하니 이 나라의 사법체계를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앞으로 유사한 사항이 또 벌어졌을 때 또 수사권을 달라고 했을 때 거부할 명분이 있느냐"고 따졌다.
같은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특검법의 취지나 규정을 무시하고 세월호 특별법에서 규정을 새로 만들어서 특검을 추천한다면 공정한 수사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특검추천권을 달라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법과 원칙을 뛰어넘는 특별검사 추천권 요구로 지연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권은 상설특검법률에 따라야하지 개별적인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재보선 대승을 발판 삼아 강공을 펴자 새정치연합은 일단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재보선 참패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상황에서 대표 권한 대행을 맡은 박영선 원내대표 역시
섣불리 협상을 진척시킬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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