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어서 좋은 점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묘비나 지방(紙榜)의 망자 이름 앞에 '학생 學生'이 쓰이는 것은 죽음의 다른 이름이 '배움을 그친 상태'임을 나타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배울 기회가 있다는 것, 이 기회에 감사합니다. 어젠 신문에서 영어 단어 하나를 새롭게 배웠습니다. 임의진 목사님이 경향신문에 연재하시는 '임의진의 시골편지'에서 '페트리코 (petrichor)'라는 단어를 처음 본 것입니다. '영어로 밥 먹고 산 지 한참인데 이제야 이 단어를 만나다니!' 하는 부끄러움도 컸지만, 모르던 단어를 알게 된 기쁨이 더 컸습니다. 게다가 그 단어는 제가 라테보다 좋아하는 '비 냄새'를 뜻하니까요. 임 목사님의 글에도 나오지만, 'petrichor'는 '바위'와 '돌'을 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