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들은 정모(정기 모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 화요일에 만나는 이화회, 세번째 목요일에 만나는 삼목회... 정기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제게도 유일하게 참석하는 정모가 있습니다. 두번 째 금요일에 만나는 모임인데 만나기 시작한 지 이십 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모임에 나가기가 싫어집니다. 집과 건물을 여러 채 가진 사람 때문입니다. 그가 오면 모임에서 숫자 얘기가 많아지고, 저처럼 숫자에 어두운 사람은 머리가 아파집니다. 직장에서도 돈을 잘 버는 그가 왜 그렇게 여러 채의 건물을 소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도 노후를 걱정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노후를 걱정하지 않는데 당신 같은 부자가 왜 노후를 걱정하느냐'고 하면 그는 제가 예외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