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인가, 처음으로 일본에 출장을 갔습니다. 일본 외무성 초청으로 가서 나라 곳곳을 둘러보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온천으로 유명한 벳부에서 본 장면입니다. 그때만 해도 그 온천 타운엔 일본 국내 관광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두운 밤 유독 환한 곳을 찾아갔더니 커다란 서점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책을 뒤적이거나 읽고 있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러 온 온천 타운에서! 출장을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 생전에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벳부 서점의 풍경이 큰 몫을 했을 겁니다. 그 후에도 몇 번 더 일본에 출장을 갔는데 가면 갈수록 처음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떠올랐던 질문의 답이 '따라잡지 못한다'로 굳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어느 나라나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