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에는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국민들에게 '애도를 그만하고 거리로 뛰쳐나오라'고 외치는 글이 실렸습니다. 한신대학교 김용옥 석좌교수의 특별기고문인데, 인터넷 세상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글이 길어서 맨 앞부분과 결론 부분만 옮겨둡니다.
전문은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5544.html?_fr=sr3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여, 거리로 뛰쳐나와라!”
[세월호 참사 특별기고]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
조선의 창공이 원혼의 피눈물로 물들어
잿빛 같은 암흑을 드리우고
온 생명의 분노가 열화 같이 치솟아
암흑의 장막을 불 태울 때
원망조차 잊어버린 순결한 여린 혼령들은
신단수의 하늘에서 소리친다
엄마 아빠
홍익인간의 천부인은
어디로 사라졌나요
....(중략)
이 시대의 민족지도자가 되길 원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선교사 김선일 사건 때에 박근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건 국가가 아니며 국민 한 사람을 못 지켜낸 그러한 정부에 대하여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다는 논조의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도올은 선포한다 : “박근혜, 그대의 대통령의 자격이야말로 근본적인 회의의 대상이다.” 그대가 설사 대통령의 직책을 맡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본질적으로 허명이다. 그대의 대통령이라는 명분은 오로지 선거라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정당화되는 것인데, 그 정당화의 법률적 근거인 선거 자체가 불법선거였다는 것은 이미 명백한 사실로서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이 땅의 종교지도자들이 이미 그대에게 대통령 사직의 권고를 한 바 있다. 트위터상에 올라오는 어린 학생들의 문구 속에도 항변의 언사들이 많다.
국민들이여!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 만에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 박근혜여! 그대가 진실로 이 시대의 민족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차마 여의치 못하다고 한다면, 정책의 근원적인 기조를 바꾸고 거국적 내각을 새롭게 구성하여 그대의 허명화된 카리스마를 축소하고 개방적 권력형태를 만들며, 주변의 어리석은 유신잔당들을 척결해야 한다. 그들은 통치능력이 부재한 과거의 유물이라는 사실이 이미 명백히 드러났다. 그대의 양신(良臣)은 민적(民賊)이다.
규제를 왜 푸는가? 그대의 규제 풀음은 가진 자를 위한 것이다. 그대가 풀어야 할 규제는 사상통제의 규제이며, 언론의 규제이다. 유통을 장악하고 골목상권까지 독점하는 모든 대자본에 대하여 규제를 강화하라! 중소자영업의 생활세계를 보호하라! 그것이 민중의 갈망이다! 언론을 바로 세워라!
그대는 “국가개조”를 말했다. 그러나 그대가 중심이 된 국가개조는 악순환만 초래한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의 근원적 변화는 그대의 시녀가 되어버린 검찰이나 행정체계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원칙에 따른 국민적 합의가 창출한 새로운 기관에 의하여, 다시 말해서 국민이 주체가 되어 국민 스스로의 미래를 개혁해 나가는 과정을 그대가 적극 도와주는 그런 변화이어야 한다.이제마는 말했다. 투현질능(妬賢疾能) 이상의 대환(大患)이 없고 호현낙선(好賢樂善) 이상의 대약(大藥)이 없다. 맹자는 호선(好善)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천하를 다스리기에 넉넉함이 있다 했다. 호선이란 낙문고언(樂聞苦言)이다. 쓴 말을 듣기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애타게 챙겨주며 질서를 지킨 단원의 학생들, 그들을 보호하며 목숨을 던진 선생님들, 선박직이 아닌 헌신적 승무원들, 그리고 책임을 통감하고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유서를 남기고 떠난 강민규 교감님, 우리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민족의 도덕성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 민족 구원의 빛줄기는 있다. 세월호 희생자 302명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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