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헌 변호사님이 지난 20일에 돌아가셨음을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부음을 접하는 순간 세상이 기우뚱하는 것 같았습니다. 2015년이었던가요? 제가 '즐거운 산책 김흥숙입니다'를 진행하던 tbs 교통방송의 남산 사옥 1층 로비에서 변호사님을 뵈었습니다. 인터뷰에 출연하시기 위해 변호사님이 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1층 로비 카페에서 한참 기다린 끝에 뵈었지요. 그때 이미 여든을 넘기신 어른이셨지만 변호사님은 소년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저를 응시하시며 엷지만 밝은 미소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제가 저희 집 아이가 변호사님을 존경하오니 사인을 한 장 해주십시오 하고 A4 용지 한 장을 내밀자, 변호사님은 우아한 필체로 '선과 악이 모두 스승'이라는 논어의 한 구절을 써주셨습니다. 아이의 방에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