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지며 대부분의 식물들은 가지와 마른 잎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저 죽은 듯 보이는 갈색 가지 속으로 푸른 피가 흐르고 있을 겁니다. 봄에 맞춰 꽃을 피우려는 뜨거운 결의가 숨죽인 채 푸른 피를 위로 몰아댈 겁니다. 그러니 앙상한 겨울나무는 오히려 보는 이의 피를 덥히고 무성한 여름나무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이겠지요. 사람의 시간도 식물들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젊은이들을 보면 그들이 살아갈 가을과 겨울 같은 나날이 안쓰럽지만, 주름투성이 얼굴들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으니 담담합니다. 1914년 웨일즈에서 태어나 1953년에 죽은 딜런 토마스 (Dylan Marlais Thomas)는 겨우 39년을 살았지만 알아야 할 것을 거의 다 알았던 것 같습니다. 대개의 천재들처럼. 아래에 그의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