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언저리에 허먼 멜빌 (Herman Melville: 1819-1891)의 단편소설 '필경사 바틀비 (Bartleby, the Scrivener: A Story ofWall Street)'를 읽으며 재미와 슬픔을 동시에 느낀 적이 있습니다. 멜빌 하면 만 떠올리던 제게 '필경사 바틀비'는 놀라웠습니다. 마치 존 스타인벡 하면 만 생각하다가'진주 (The Pearl)'를 읽었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변호사 사무실에 새로이 고용된 '필경사 바틀비'에 관한 이 짧은 소설은 단순하지만 답하기 어려운 '이뭐꼬?'와 같은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처음엔 일을 잘하던 바틀비가 언제부턴가 일을 시키면 '하지 않고 싶습니다/하고 싶지 않습니다(I would prefer not to)'라고 말하며 일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