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근 시인 2

배우 강수연, 스타 강수연 (2022년 5월 14일)

이 나라의 저명인들 중엔 텔레비전과 영화, SNS에서 하하호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중엔 소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도 있고 얼굴을 자주 손보아 '방부제 미모'를 자랑하는 배우들도 있고 명가나 명문대 출신임을 자랑하는 가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볼 때면 늘 '그대들은 돈은 많은데 가오가 없구나' 생각합니다. 즉, '스타'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럴 때 위로가 된 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 씨 (1966-2022)였습니다. 일찌기 영화사를 쓴 그는 하하호호도 하지 않고 광고에 출연하지도 않았습니다. 꼭 필요한 자리에서 이름에 걸맞게 행동했습니다. 그가 떠나고 난 자리엔 그의 큰 발자국만큼 큰 허공이 남고 사람들은 벌써 '거인 강수연, 대장부 강수연'을 그립니다. 아래 글에서 제 마음과 똑같은..

동행 2022.05.14

백기완 선생: 눈물의 대통령 (2021년 2월 21일)

나를, 적어도 내 몸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알지 못했습니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허리가 고정 나 종일 누워 있다 일어났습니다. 더 나은 세상으로 가신 백기완 선생님을 생각하니 부끄러웠습니다. 그 부끄러움이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 부끄러움을 지팡이 삼아 죽는 날까지 살아가겠습니다. 부끄러움에서 해방되는 그날까지. 김택근의 묵언]백기완 선생께서 묻고 있다 김택근 시인·작가 하늘이 큰일을 맡길 때에는 그 몸을 수고롭게 하거늘 필시 천명(天命)을 받음일 것이다. 붓을 들면 비와 바람이 숨을 죽였지만 길 위에 서야 했다. 길에서는 묘수와 재주가 통하지 않는다. 높고 낮음이 없다. 백기완 선생. 그는 평생을 세상의 가장 아픈 곳에, 서러운 곳에 있었다. 고문을 당해 육신이 으스러졌어도 포효했다. 김택..

동행 2021.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