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 (2011년 10월 11일) 방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눈이 저를 맞아줍니다. 카미유 클로델의 눈, 법정 스님의 눈, 리처드 기어의 눈, 강형구의 눈, 스티브 잡스의 눈 ... 눈이 앉은 얼굴은 다르고 죽은 이도 있고 살아 있는 이도 있지만, 그들의 눈이 바라보는 곳은 같습니다. 삶의 한가운데... 죽음입니다. 치열하게 사는 사람은 오.. 나의 이야기 2011.10.11
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6일) 오늘 우리는 위대한 동행 한 사람을 또 잃었습니다. 스티브 잡스, 애플사의 창립자이자 전 CEO이며 '혁신의 아이콘'임과 아울러 정신적 스승이었던 사람을 잃었습니다. 세상은 그의 무게만큼 더 가벼워지고 더 하찮아졌습니다. 저는 지난 2월 26일 코리아타임스에 쓴 칼럼 'Invitation for Steve J.. 동행 2011.10.06
다시 꽃에게 (2011년 8월 31일) 8월이 땡볕 아래 누워 죽음을 기다립니다. 달빛 속에서 다비식이 거행되고 나면 마침내 흔적없이 사라지겠지요. 그러나 사라지는 것은 꼭 일년 뿐입니다. 저 창가에서 피었다 지고 다시 피었다 지는 잉크빛 아메리칸 블루처럼 지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끝은 아닙니다. 꽃을 보다가 정끝별의 시 '꽃이 .. 오늘의 문장 2011.08.31
귀천 (2011년 7월 11일) 강화도 해병대 부대에서 죽은 젊은이들 때문일까요, 그들에게 총을 쏘고 자폭하려던 젊은이 때문일까요? 젊은이를 죽음으로 모는 이 나라, 이 현실이 견디기 힘들어서일까요? 자꾸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여든 넘은 어르신들이 들으면 '몰라서 그래!'하고 혀를 차실지 모르지만 저.. 오늘의 문장 2011.07.11
박용하와 피터 포크 (2011년 6월 27일)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 ‘형사 콜롬보’의 주인공 콜롬보로 유명한 배우 피터 포크가 23일 84세로 별세했습니다. 1927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그는 세 살 때 눈 부위 종양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한쪽 눈을 잃고 평생 한 눈은 의안으로 살았습니다. 1971년 미국 NBC방송의 시리즈로 시작된 ‘.. 나의 이야기 2011.07.05
재스민과 군자란 (2011년 6월 18일) 컴퓨터 바탕화면이 군자란에서 재스민으로 바뀌고 나니 제 마음까지 달라집니다. 주홍 큰 꽃이 화려하고 짙푸른 잎이 넓직한 군자란을 대하면 저도 모르게 기가 솟곤 했는데, 보라색 재스민 꽃과 손톱보다 조금 긴 작은 잎들을 보면 들떴던 마음도 가라앉습니다. 마음이 시선을 좌우하는.. 나의 이야기 2011.06.18
입을 다물고 6월을 (2011년 6월 7일) 묵은 눈물이 마른 풀을 적시는 현충일이 지나가니 6월의 첫 주도 끝이 납니다.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로 바쁘던 너른 길들도 마침내 고요를 맛보게 되겠지요. 비라도 내려주면 들떴던 세상이 찬찬히 제 자리를 찾을지 모릅니다. 흐린 날을 예보하는 몸이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세상의 열기.. 오늘의 문장 2011.06.07
임종 (2011년 6월 2일) 오래 전 한 방 쓰던 할머니 가시는 것 뵙고 처음이니 사십여 년 만에 떠나시는 얼굴 뵈었습니다. 가신 이는 제 아우의 아내의 어머님 '의'자 두 개로 설명되는 가까운 사이입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새벽 2시 반 세상 곳곳 스민 안개 덕에 어머님 버리고 가신 희로애락이 잠시 흐릿했습니다... 나의 이야기 2011.06.02
Invitation for Steve Jobs (2011년 2월 26일) Happy birthday, dear Steve or Mr. Jobs! Being a little older than you, I can assure you that it is nice to be 56 years old. The first good thing about our maturing age is that we no longer care much about the big mouths, whether it’s our next-door neighbor or the so-called mass media. Not only can we close our eyes but also our ears. You may have seen the photos taken at the dinner at the ven.. The Korea Times 칼럼 2011.02.26
가난을 광고하시라! (2011년 2월 9일) 유망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가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1월 29일, 설을 목전에 둔 토요일이었습니다. 겨우 서른둘, 냉방에서 차디찬 주검이 된 그를 발견한 사람은 같은 다가구주택에 살던 세입자 송모(50) 씨였습니다.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 나의 이야기 2011.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