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눈의 속눈썹이 눈꺼풀을 찔러 상처가 났습니다. 나이들며 눈꺼풀이 내려오는데다 더위로 인해 피부가 거의 항상 젖어 있으니 속눈썹처럼 약한 자극에도 상처가 나는 것이겠지요. 쌍꺼풀의 겹진 부분이라 남의 눈엔 잘 보이지 않지만 쓰라립니다. 속눈썹 하면 요섭이 떠오릅니다. 경향신문 정치부 정요섭 기자... 속눈썹이 유난히 길었던 그와 저는 1980년대 중반 외무부(지금의 외교부) 출입기자로 만났습니다. 우리는 모두 전두환 정권에게 언론의 자유를 빼앗긴 불행한 기자들이었고, 저는 당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8층에 있던 외무부 기자실에 출입하던 유일한 여기자였습니다. 요섭과 저는 가끔 8층 창가에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찬송가를 읊조리곤 했습니다. 어느 날인가 제가 기자실의 큰 테이블에 앉아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