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큰나무가 보는 것 (2025년 11월 4일)

divicom 2025. 11. 4. 12:37

한국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서울 홍릉숲의 노블 포플러

나무라고 합니다. 수령 50세이니 저보다 한참 어린데, 키가

38.97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아무리 속성수라 해도 그가 저렇게 자라는 동안 나는 무얼

했다지? 왜 사람은 나무처럼 계속 자라지 못하는 거지?

질문이 나무뿌리처럼 이어집니다.

 

이 노블 포플러가 제일 큰 나무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사 은행나무가 제일 큰 나무였다고 합니다.

그는 수령 11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30호로 노블

포플러보다 17센티미터 작다고 합니다.  

 

문득 두 나무가 보는 것과 그들의 나이테가 궁금합니다.

자라는 속도가 다른 만큼 보는 것도 다르고 경험하는 것도

다르고 갈무리하는 것도 다르겠지요?

 

어쩌면 포플러가 저리도 빨리 자라는 건 숲에 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옆에 있는 아이와 늘 경쟁해야 하는 아이처럼 마음이

바빠서일지 모릅니다. 진화하지 않는다는 은행나무, 가뜩이나

느긋한 은행나무가 절 마당에서 목탁 소리만 들으니 급할 게

없겠지요.

 

노블 포플러야, 너무 서두르지 마라. 아무리 서둘러도 하늘에

닿진 못하고 홀로 솟으면 외로움만 가중될 테니, 아무도 

막아 주지 못하는 찬바람에 스러질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