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멘토 말고 씨동무 (2025년 10월 13일)

divicom 2025. 10. 13. 11:31

"김흥숙 씨가 000씨 멘토라면서요?"

"제가 요?" 어리둥절한 제게 선배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김흥숙 씨가 멘토인데, 000씨는 왜 그 모양이래요?"

"네?" 멘토가 무엇인지, 제가 000씨의 멘토인지

생각 중이던 저는 애매하게 답하고 말았습니다.

 

'멘토(mentor)'의 사전적 정의는 '지지하고 조언하며

이끌어 주는 사람'인데, 저는 00씨의 얘기를 듣고

그의 편이 되거나 몇 마디 한 적은 있지만, '이끌어' 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너는 00씨의 멘토가 아니라는 거냐? 그럼 네게

00씨는 어떤 사람이냐?'고 물으면, 저는 아마도 '제가

마음을 쓰는, 소수의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할 겁니다.

 

'마음을 쓴다는 게 무어냐'고 물으면, 그 사람이 힘들어

하면 제 마음이 슬프고 그이가 즐거워하면 제 마음이

놓이는,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런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대답하겠지요.

 

00씨를 비롯해 소수의 친구들이 저를 만나 주는 이유

중엔 '지지'나 '조언'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 친구들을 생각하는 제 마음을 알기 때문일 겁니다.

 

저는 누구의 멘토가 될 능력도, 되고 싶은 열망도

없습니다. 저는 그저 그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 친구들을

생각하며 기도하고, 그들 각자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혹시 누군가 김흥숙이 아무개의 멘토라더라, 아무개가

김흥숙의 멘티라더라 하거든,  '아니라더라. 김흥숙은 

아무개의 멘토가 아니고 씨동무가 되고 싶어 한다더라'라고 

얘기해 주십시오. 

 

*씨동무: 소중한 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