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KBS 수신료를 낼 수 없는 이유 (2025년 8월 9일)

divicom 2025. 8. 9. 22:18

지난 목요일 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한국방송

(KBS)에서 방영하는 허원숙 피아노 리사이틀을

보았습니다. K팝과 트로트 일색인 티브이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연주를 보고 들으니

행복했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머리 흰 피아니스트의

연주라서 더 마음에 와닿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시사매거진에 따르면, 허원숙 피아니스트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56곡 전곡을

녹음하고 다섯 차례의 연주회를 통해 직접 청중에게

들려주었는데, 지난 6월 26일부터는 '잘츠부르크와 뮌헨

소나타'라는 제목으로 '모차르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8곡과 변주곡

15곡 전곡을 연주할 거라고 합니다.  

 

목요일 밤에 KBS 1TV 'KBS 중계석'에서 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을 보여준 것은 고마웠지만, 저는

그 프로그램을 보며 다시 한 번 KBS 수신료를 내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평소에도 KBS가 들려주거나 표기하는 이상한 한국어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곤 했는데, 그날은 화면 왼쪽 위에

'허원숙'이라는 이름을 이상하게 써서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름의 가운뎃자가 '원'이 아닌 'ㅇ ㅡ  ㅜ ㅣ ㄴ'을

합성한, 컴퓨터 자판에도 없는 형태로 쓰여 있었습니다.

'우'에 'ㅓ'를 넣고 'ㄴ'을 받쳐야 '원'인데, 그건 '어'에 'ㅜ'를

넣고 'ㄴ'을 받친 것이지요.

 

다른 방송에서도 요즘 부쩍 그런 이상한 짓거리를

하는데, 어떤 출판인에게 들으니 그게 요즘 유행하는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디자인이 디자인으로

인정받으려면 내용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되 그르치면

안됩니다. 

 

전 세계엔 KBS 등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보며 한글과

한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른 방송은

몰라도 '한국방송'이 국제적 명성을 누리는 한국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바른 한글로 표기하지 않는 건

용서할 수 없는 무례입니다. 제가 KBS 수신료를 낼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었습니다.